“전기차 시장 거품 아냐”... 테슬라와 함께 질주하는 2차전지株 - 조선비즈

tesla4n.blogspot.com

입력 2020.07.06 15:20 | 수정 2020.07.06 15:22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주가가 연초 대비 3배 가까이 오르면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들썩이자 국내 2차 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테슬라가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전 세계 자동차 기업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한 데 대해 ‘전기차 시대가 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하며 전기차 관련 기업의 주가 흐름이 계속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중국 상하이에서 테슬라 모델3를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6일 블룸버그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테슬라의 주가는 1208.66달러로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다.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2240.51억달러(약 269조원)로 지난 1일 시가총액에서 도요타를 제친 이후 계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중국 내 생산량 증가로 가격을 인하하면서 판매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2분기 판매량은 9만650대로 예상치인 7만2000대를 크게 넘어섰다. 테슬라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기존 자동차 기업 판매량이 감소한 틈을 타 비대면 온라인 판매 전략으로 판매량을 늘려나갔다.

S&P500지수 편입 가능성이 커진 것도 주가 상승 요인이다. S&P500에 포함되려면 시가총액 규모, 유동성, 유동비율, 재무 건전성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테슬라는 재무 건전성이 기준 미달이다. 오는 22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흑자를 기록할 경우 9월 진행되는 S&P500 정기편입 때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는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으로 이름을 올리며 국내에서도 투자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4일부터 지난 3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2억2596만5305달러어치(2703억원) 순매수했다.

테슬라의 부상으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2차 전지 관련기업의 주가도 상승하고 있다. 테슬라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LG전자(066570)는 연초 이후 지난 3일까지 61.5% 상승했다. 원통형 배터리를 포함한 2차전지를 생산 중인 삼성SDI(006400)도 주가가 60% 넘게 올랐다.

이외 배터리에 들어가는 부품 및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삼성SDI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에코프로비엠은 연초 이후 130% 넘게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은 2차 전지에 들어가는 양극재 생산 분야에서 세계 2위로 평가받는다. 2차 전지 소재는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로 나뉜다. 양극재 생산기업 엘앤에프(066970)도 주가가 60% 넘게 올랐다.

음극재 생산 기업 중에서 포스코케미칼과 대주전자재료(078600)는 각각 56.8%, 101.1% 상승했다. 전해질을 생산하는 천보(278280)는 45.3% 올랐다.

전문가들은 최근 전기차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올랐음에도 앞으로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중국과 유럽의 전기차 시장이 정부의 부양책에 힘입어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이다. 유럽은 최근 코로나19 이후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전기차 시장 지원 정책을 검토 중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2차 전지 관련주 주가가 많이 오르긴했지만 거품이라고 보진 않는다"며 "LG화학을 비롯해 관련 기업들의 실적 흐름이 계속 좋을 것으로 보이고 유럽이 7월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강화하면서 수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연초 코로나19 확산 직후 유가 하락으로 전기차 부양에 대한 정책 기조가 변경돼 전기차 수요가 감소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각국 정부는 오히려 친환경 산업에 대한 정책을 강화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그린뉴딜 등 코로나 이후 전기차 산업을 강화하는 정책이 나오고 있어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