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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위 떨친 ‘코리안 좌완 선발 듀오’…타자 둘은 부상에 발목
입력 2020.09.28 (09:03) 연합뉴스
KBO리그에서 성장한 '좌완 듀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빅리그에서 동시에 포효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4년 8천만달러에 토론토와 계약한 류현진은 이적 첫해 팀이 기대한 1선발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김광현은 꿈에 그리던 빅리그 무대에서 확실한 선발 투수로 연착륙했다.

고교 졸업 후 미국에 진출한 타자 추신수(38·텍사스 레인저스)와 최지만(29·탬파베이 레이스)은 팀의 주축 타자로 인정받았으나 부상의 덫에 걸려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 '좌완 듀오' 류현진·김광현, 15년 만에 한국인 투수 동반 선발승 기록

이달 25일, 류현진과 김광현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모두 승리를 따냈다.

2005년 8월 25일 박찬호(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서재응(당시 뉴욕 메츠) 이후 15년 만에 나온 '한국인 투수 동반 선발승' 기록이었다.

2020년 류현진과 김광현의 활약을 압축한 하루였다.

류현진은 9월 25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7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5승(2패)째를 따내고 평균자책점은 2.69로 낮췄다. 토론토는 이날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전통적인 메이저리그 강팀과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한 토론토는 2016년 이후 4년 만에 가을 잔치 초대장을 받았다.

중심에 류현진이 있었다.

류현진은 개인 승운이 따르지 않아 12경기에서 5승에 그쳤지만, 팀은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에서 9승(3패)을 거뒀다. 토론토 더그아웃에는 '류현진이 선발 등판 하는 날에는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고, 현지 언론은 류현진을 향한 찬사를 쏟아냈다.

류현진은 젊은 토론토 선수들의 멘토 역할을 했고,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4위에 오르며 개인 기록도 챙겼다.

김광현은 류현진과 같은 날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빅리그 새내기인 김광현은 시즌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62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뒀다.

김광현은 규정 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4경기 연속 5이닝 이상·비자책 행진을 이어가며 현지 매체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낯설고 냉혹한 환경을 뚫고 거둔 성과라 더 값지다.

김광현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호투를 이어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 탓에 스프링캠프가 폐쇄되고, 메이저리그 개막이 무기한 연기됐다.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그는 개막했고, 김광현은 7월 2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개막전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세이브를 거뒀다.

그러나 또 코로나19가 김광현의 발목을 잡았다. 세인트루이스 구단 내에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팀은 7월 31일부터 8월 15일까지, 긴 시간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세인트루이스 선수단 전체가 '이동 제한 명령'을 받았고, 김광현도 제한된 환경에서 훈련해야 했다.

이 고비도 넘겼다.

팀에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김광현은 익숙한 자리인 선발로 이동했고, 이후 연일 호투를 펼쳤다. 예기치 않은 신장 경색도 가뿐하게 털어내며 팀의 확실한 선발로 자리 잡았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가을 무대에서도 한국 투수의 자존심을 걸고 마운드에 오른다.

◇ 추신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번트 안타…최지만은 PS 준비

한국인 타자 추신수와 최지만은 부상 탓에 아쉬운 2020시즌을 보냈다.

추신수는 33경기에서 타율 0.236, 5홈런, 15타점, 6도루를 올렸다. 최지만은 42경기 타율 0.230, 3홈런, 16타점으로 고전했다.

추신수는 9월 8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4회 홈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가 홈을 찍은 왼손 대신 먼저 땅을 짚은 오른손 손목을 다쳤다.

추신수에게는 시간이 너무 빨리 흘렀다. 추신수는 28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복귀했고, 1번 지명 타자로 출전해 1회말 첫 타석에서 3루수 쪽으로 굴러가는 번트 안타를 쳤다.

휴스턴 수비 시프트의 허를 찔러 1루로 전력 질주한 추신수는 베이스를 밟은 뒤 왼쪽 발목 통증을 호소했다.

곧이어 대주자 윌리 칼훈에게 1루를 양보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2020년 추신수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2014년부터 텍사스에서 뛴 추신수는 올해 구단과의 7년 계약이 끝난다. 텍사스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28일 경기가 텍사스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추신수는 "2년 정도는 더 뛸 수 있다. 이번 비시즌도 예전처럼 훈련하며 보낼 것이다"라며 현역 연장 의지를 드러냈다.

최지만은 13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홈으로 질주하다가 왼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정규시즌에 복귀하지 못했지만, 포스트시즌 출전을 위해 재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탬파베이는 아메리칸리그 전체 승률 1위에 올랐고, 9월 30일부터 토론토와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치른다. 최지만이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복귀하면, 동산고 선발 류현진과의 투타 맞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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