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유 잔액은 1억4479만달러에 불과했다. 지분율로는 0.19%가량이었다. 올 들어 15억2867만달러(약 1조808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비중이 급격히 커졌다. 올해 개인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액 중 테슬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12.8%에 달한다.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은 테슬라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국내 투자자의 전체 해외 주식 보유 잔액은 올 들어 123.3% 급증한 322억7783만달러(약 38조1846억원·28일 기준)다. 8월 들어서도 27일까지 20억9227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미래 먹거리 관련 산업에서 미국 기업 독주체제가 굳어져 해외 주식 투자는 앞으로도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5개월 연속 '사자' 행진
개인들은 코로나19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폭락한 3월 이후 4~5월 두 달간 해외주식을 4조697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8월 순매수액은 지난 5월 순매수액(1조9961억원)보다 많고 4월(2조7012억원)보다 적은 수준이다.
규모는 비슷하지만 결은 다르다는 게 증권업계의 해석이다. 4~5월은 ‘저가매수’에 방점이 찍혔던 반면 7~8월은 ‘해외주식 비중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이다.
3조7755억원이라는 역대급 순매수액을 기록한 지난달부터 개인들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았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6.68% 오르며 2200대에 안착했다. 코로나19 사태 전고점을 뚫자 고점 논란도 따랐다. 그 사이 개인들은 해외주식 비중을 늘렸다.
이달 중순에도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주식시장이 흔들리자 개인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코로나19 우려가 커졌던 지난 14일부터 27일까지 개인투자자는 해외주식을 1조143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순매수액은 1조7935억원이다. 전체 투자액을 고려하면 국내 주식을 저가매수하면서도 동시에 해외주식 비중을 높여가고 있었다는 얘기다.
한 해외주식 투자자는 “국내 시장은 박스권이라 단타(단기투자)용이고, 지난 10년간 우상향했던 미국 주식은 장투(장기투자)용이라고 주변에서 많이 이야기해 미국 기술주 비중을 급히 높였다”며 “일부만 국내에서 바이오나 테마주로 단타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15억2867만달러)다. 애플(9억3728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6억1536만달러), 알파벳(4억1206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엔 수소차 투자 열풍이 불며 니콜라(2억1144만달러)가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이는 해외 종목 중 대부분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며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춘 미국 기업”이라며 “기업의 주가가 오르려면 결국 수익성과 성장성을 겸비해야 하는데, 글로벌 주식시장 중 이런 기업을 다수 갖춘 건 미국밖에 없어 당분간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은 “펀드시장이 약해졌고 해외주식 관련 정보는 늘고 있어 직접투자 선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직접투자를 중심으로 한 해외주식 열풍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미국 월가에서도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대형 기술주 거품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병태 KAIST 경영대학원 교수는 “미국 시장은 소수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장이 이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주식시장 내 양극화가 심해진 상황”이라며 “국내 개인들이 자산 배분을 다양화한다는 건 좋은 현상이지만 거품에 대한 우려나 환율 등 리스크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고윤상/한경제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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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30, 2020 at 03:42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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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한국 개미들'…테슬라 10대 주주 됐다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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