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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테슬라' 노리는 美·中 스타트업들… 한국은 조용하다 - 조선일보

tesla4n.blogspot.com
입력 2020.08.19 21:13 | 수정 2020.08.20 12:58

[Close-up] '블루오션' 전기차 각축전

자동차 업계는 올해를 '전기자동차 시장의 원년(元年)'이라 여긴다. 지난 7월 초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그간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 부동의 1위였던 일본 도요타를 넘어섰다. 주식만 오른 게 아니다. 전기차 전문매체 'EV세일즈'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에만 17만9050대를 팔아 다른 완성차 업체를 제치고, 전기차 시장점유율 1위(28%)를 달성했다. 2003년 미국에서 설립된 전기차 스타트업이 전 세계 자동차 업계를 뒤흔든 '게임체인저'가 된 것이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 불을 붙이자, 폴크스바겐제너럴모터스(GM) 같은 주요 완성차 기업들도 전기차에 대한 개발과 투자를 늘리고, 신형 전기차를 출시 중이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은 이름이 알려진 완성차 업체들만 경쟁하는 곳이 아니다.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하며 '제2의 테슬라'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기차 경쟁에서 한국의 스타트업들은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테슬라 대항마 부상한 루시드 모터스미국 전기차 전문업체 루시드 모터스가 대표적이다. 2007년 미국에서 설립된 루시드 모터스는 당장 다음 달 9일 양산형 전기 세단인 '루시드 에어'를 공개할 예정이다. 내년 4월부터는 고객 인도를 시작한다. 루시드 에어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테슬라에 비견되는 긴 주행거리 덕분이다. 이 때문에 '테슬라의 대항마'라 불리고 있다. 루시드 모터스는 지난 11일 "루시드 에어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517마일(832㎞)을 주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기준으로 내부 테스트한 결과다. 이 주장이 맞는다면 LG화학의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한 루시드 에어는 세계에서 가장 주행거리가 긴 전기차가 된다. 그전까진 환경보호청 인증 기준으로 테슬라의 모델S 롱레인지의 주행거리(643㎞)가 가장 길었다.

또 다른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선택을 받으며 유명해졌다. 아마존은 작년 2월 리비안에 7억 달러(약 8300억원)를 투자했다. 지금까지 유치한 자금만 60억 달러(약 7조1000억원)에 달한다. 리비안이 개발 중인 전기차는 픽업트럭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다. 특히 픽업트럭인 'R1T'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이 3초라고 공개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픽업트럭이 수퍼카보다 빠른 가속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해당 모델은 내년 여름 출시 예정이지만, 아마존은 벌써 10만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구독서비스를 사업 모델로 내세운 스타트업도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카누로, 구독서비스용 전기차를 오는 2022년 2분기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2월 현대자동차와 차세대 전기차 개발 협력 계약을 맺기도 했다.

◇나스닥 상장으로 몸집 불리는 중국 스타트업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높은 기술력을 내세우면서 동시에 출시를 늦추고 있는 반면,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이미 대거 시장에 진출해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웨이라이리샹자동차, 샤오펑 등은 올해 상반기에만 각각 1만4048대, 9667대, 5663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중국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건 중국 대기업들이다.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는 2017년부터 지금까지 웨이라이에 11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했다. 샤오펑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모바일 사업을 총괄했던 허샤오펑이 설립했다. 알리바바 역시 설립 단계에서 기관 투자자로 참여했고, 현재 허샤오펑에 이은 2대주주(14.4%)다. 중국 샤오미 역시 작년 샤오펑에 4억 달러를 투자했다.

중국 스타트업은 최근 미국 주식시장인 나스닥에 상장하며 투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웨이라이가 2018년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중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했고, 리샹자동차가 지난 7월에 상장했다. 리샹의 주식 발행가는 주당 11.5달러로, 이번 상장을 통해 총 11억50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샤오펑 역시 지난 8일 나스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

◇인큐베이터 역할 한 테슬라

자동차 제조업은 예로부터 진입장벽이 높다고 알려진 산업이다. 복잡한 설계 기술과 많은 부품 제조 등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의 스타트업들이 연이어 전기차 개발과 제조에 성공한 배경은 무엇일까. 여기에는 테슬라가 큰 역할을 했다. 테슬라에서 개발 경험을 가진 인력들이 다른 스타트업으로 흘러 들어갔기 때문이다. 루시드 모터스 최고경영자인 피터 로린슨의 경우 애초 테슬라의 모델S 개발을 이끌었던 테슬라 엔지니어링 부사장 출신이다. 로린슨은 2013년 루시드에 합류했고 3년 뒤인 2016년 전기차 콘셉트를 처음 공개했다. 리비안과 샤오펑 역시 테슬라 인력을 흡수하며 성장했다. 리비안의 경우 직원 1000여명 중 약 20%가 테슬라 출신일 정도다.

기술 인력의 교류가 많다보니 테슬라와의 기술유출과 관련된 갈등도 자주 빚어지고 있다. 최근 테슬라는 리비안과 이 회사로 옮긴 전 직원 4명을 회사 기술 유출 혐의로 미국 캘리포니아법원에 고소했다. 지난 4월에는 샤오펑과 이곳으로 이직한 전직 테슬라 엔지니어들이 오토파일럿 기술을 훔쳤다며 고소해 소송이 진행 중이다.

미국과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지만, 한국에선 전기차 제조 스타트업을 찾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규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은 "미국과 중국은 안 되는 것만 명시하는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를 하지만, 한국은 되는 것만 명시하는 '포지티브 방식'의 더 강력한 규제를 운영한다"면서 "한국 스타트업들이 새 시장에 도전할 때마다 새로운 규제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한국 스타트업이 규제의 불확실성을 감수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August 19, 2020 at 07:1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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