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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도 니켈 확보전 나섰는데, 한국은 왜 니켈 광산을 팔까 [최만수의 전기차 배터리 인사이드]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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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배터리 하이니켈이 대세
세계적으로 수요 급증하지만
재무악화 광물자원공사, 정부 압박에 광산 매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후 니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후 니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저는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모든 광산 회사는 니켈을 더 많이 채굴하십시오. 니켈을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채굴한다면 테슬라는 오랜 기간동안 엄청난 계약을 선사할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다시 한번 니켈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니켈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떠오르면서 몸값이 치솟고 있습니다. 전세계 배터리 업계가 니켈 등 원자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정작 한국은 보유하고 있던 니켈 광산 매각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8월26일자 한국경제 A1면 참조

니켈이 대체 뭐길래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는 걸까요. 지난 수십년간 니켈은 대부분 스테인리스강 합금 재료로 쓰였습니다. 그저 그런 공업용 금속 중 하나였던 니켈의 위상이 달라진 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가 됐기 때문입니다. LG화학, 파나소닉, SK이노베이션 등 글로벌 배터리업체들은 니켈 함량을 더욱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본격 양산되는 차세대 전기차는 한번 충전에 500km 이상 달릴 수 있도록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니켈 양극재의 함량을 늘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여야 합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니켈 함량을 90% 이상까지 높인 제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점점 커지는 전기차 시장 규모와 함께 수요가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테슬라 자동차 1대당 약 30kg의 니켈이 들어갑니다. 전기차 뿐 아니라 철과 니켈의 합금인 스테인리스강은 수소차 분리막에도 쓰이며 드론 로봇 등 첨단기계의 소재로 각광 받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우주선 메인 동체 소재로도 채택됐습니다.

LG화학 연구원들이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니켈 양극재의 원재료를 70% 이상 중국에서 수입한다. 한경DB

LG화학 연구원들이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니켈 양극재의 원재료를 70% 이상 중국에서 수입한다. 한경DB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앤컴퍼니는 배터리용 니켈 수요가 2020년 15만t에서 2030년 약 110만t으로 일곱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향후 2~3년 내에 공급부족으로 니켈 가격이 크게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수요가 늘면서 니켈 가격은 연일 급등하고 있습니다. 26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니켈 현물 가격은 t당 1만5034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 했습니다. 최근 5개월간 36% 올랐습니다.

한국은 니켈을 전량 수입합니다. 안정적인 공급처가 없는 건 아닙니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이 있습니다. 약 2조원을 투자한 이 광산은 2012년부터 작년말까지 5만5200t의 니켈을 국내에 공급(국내 수요의 약 10%)했습니다. 니켈 원광 1억4620만t이 매장돼 있으며 전체 생산량의 50%를 한국이 가져갈 권리가 있습니다. 니켈 광산은 부산물인 코발트도 생산합니다. 코발트 역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입니다.

공사는 이달초 이 광산의 매각에 돌입했습니다. 정부가 2018년 광물자원공사의 해외자산 전부를 매각하도록 하고,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공단의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공사 측은 “국부 유출 논란이 없도록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먼저 팔아보고, 안 되면 해외 투자자에게 매각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내에서 매수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등과 피말리는 경쟁을 펼치고 있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계는 재정 여력이 없습니다.

테슬라도 니켈 확보전 나섰는데, 한국은 왜 니켈 광산을 팔까 [최만수의 전기차 배터리 인사이드]
물론 광물자원공사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했던 암바토비 외에 볼리비아 멕시코 파나마 등 다른 해외 자원개발 사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광물자원공사는 2016년 이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암바토비도 지난 3년간 연평균 약 2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습니다. 광물자원공사는 파나마 동광산 등 보유하고 있는 다른 해외 광산들의 매각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암바토비가 그간 애물단지였던 까닭은 마다가스카르 내전, 자연 재해, 공장 사고 등 끊임 없는 외부 악재로 가동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니켈 가격은 2007년 이후 공급과잉으로 장기간 약세였습니다. 암바토비 뿐 아니라 전세계 니켈 광산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니켈 업황은 올해 급반등하는 중입니다. 시장조사업체 리젠트어드바이저는 "지난 12년 동안 신규 투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니켈 과잉 재고는 거의 다 사라졌다"며 "수요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 있는 암바토비 니켈·코발트 광산 전경. 한경DB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 있는 암바토비 니켈·코발트 광산 전경. 한경DB

현재 국내 배터리업계는 니켈 양극재의 원재료를 중간 제품인 전구체(니켈에 망간 코발트 등을 혼합한 것) 형태로 7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자원을 무기화하면 '제2의 반도체'라는 배터리 산업도 한순간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미래 가치가 커질 가능성이 높은 니켈 광산을 지켜야할까요. 빚더미에 올라앉은 광물자원공사를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일까요. 전기차 시대가 다가올수록, 니켈의 가치가 오를수록, 논란은 점점 더 커질 것 같습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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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8, 2020 at 07:5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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