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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혁신적이라는 애플·테슬라, 왜 한물간 '주식분할' 택했나 - 중앙일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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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11일 주식분할 계획 발표한 후 주가가 49.15% 뛰었다. 시장의 기대보다 훌륭했던 2분기 실적을 공개한 뒤에도 주가는 오히려 약간 내려 1300~1500달러 선에서 지지부진했는데(11일 종가 기준 1374.39달러), 지금은 2000달러를 뚫고 올라왔다(21일 종가 기준 2049.98달러).
 
원래부터 이렇게 비쌌던 건 아니었다. 2010년 상장한 테슬라 주가는 2013년에야 100달러대로 올라섰고,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400달러대였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거의 6배 올랐고 올해에만 3배가 뛰었다. 테슬라는 “직원과 투자자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주식을 5:1로 쪼개겠다고 했다. 기존에 1주를 가지고 있던 주주들은 28일부터 5주를 가진 셈이 되고, 새로 사려는 사람은 31일부터 지금의 5분의 1 가격으로 1주를 살 수 있게 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P=연합뉴스

‘잘라도 무한성장’ 플라나리아?…애플은 5번째

주식분할은 한입에 먹던 사과를 조각내 먹는 것과 같아서, 그 자체로 기업의 가치나 시가총액의 변화를 가져오는 건 아니다. 다만 개인투자자로선 가격 문턱이 낮아지니 드나들기 쉬워지고 거래량이 많아지며 자연스레 인기를 더 얻기도 한다. 애플은 1987년·2000년·2005년에 2:1로 주식을 분할했고 2014년엔 7:1로 분할했다. 마지막 분할 직후 주당 가격이 90달러 초반이었는데 그게 지금 500달러에 육박한다(21일 종가 기준 497.48달러). 애플은 이번에 6년 만에 주식분할에 나선다. 분갈이 한 화분에서 식물이 너무 커지자 또 분갈이하는 거다. 이번엔 4:1로 쪼개 28일엔 기존주주들에게 배분해 주고 31일부턴 조정된 가격으로 거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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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계의 ‘응답하라 1998’?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주식분할(Stock Split)이 유행한 건 1990년대였다. 당시엔 주당 가격이 100달러를 돌파한 기업들이 분할을 하곤 했다. 1997년에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 중 102곳이 주식을 분할했다. 하지만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그 수는 확 줄었다. 2016년엔 7곳, 올해엔 애플 포함 3곳뿐이다. 앨리 인베스트의 린지 벨 수석 투자전략가는 주식분할에 대해 “1990년대와 2000년대 초에 크게 유행했지만, 이후 새로운 투자 방법이 인기를 끌고 주가가 크게 오르며 한물갔다(gone out of style)”고 했다. 
 
출처:앨리인베스트

출처:앨리인베스트

 

‘주식분할=대박’ 공식은 아냐 

쉐퍼스인베스트먼트리서치의 12일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주식분할은 실적에 큰 의미가 없다”. 록키 화이트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주식분할한 기업 240곳을 들여다보니, 주식분할 후 수익률이 시장수익률(S&P500지수 기준)을 앞지를 확률은 절반 정도라고 했다. 평균 수익률로 보면 분할 후 1개월 내엔 시장수익률(0.47%)보다 못했고(0.17%), 6개월 내로 보면 분할기업들의 수익률(5.25%)이 좋은 편이었지만 시장(4.39%)과 큰 격차를 벌리진 못했다. 
워런 버핏은 대표적인 주식분할 반대론자로 알려져 있다. 주식분할을 하면 “자질이 떨어지는 주주들”이 들어와 “주가가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게 더 변덕을 부리게 된다”는 것이 그가 저서에서 밝힌 생각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EPA]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EPA]

애플·테슬라로 ‘복고 열풍’ 불까 

하지만 당장 분할계획 발표만으로 애플과 테슬라 주가가 훨훨 날고 있다. 린지 벨은 애플과 테슬라 같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고 혁신적인 기술회사”들이 주식분할이라는 “가장 오래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아마 1990년대가 다시 돌아온 것일 수 있다”고 했다. 넷플릭스도 지난 2015년 7:1로 주식분할을 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의 마이클 워톤 기자는 “다른 기업들이 애플을 따라 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한다. 회사가 주식을 쪼개지 않아도 주식거래 플랫폼을 통해 소액매수도 가능한 시대에 굳이 실익이 없어 보인단 것이다. 펩시(주당 136.46달러)의 CEO인 라몬 라구아타는 지난 5월 주식분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며 분할에 드는 비용이 이익보다 크다고 했다. 타겟(주당 153.63달러) 경영진도 6월 마찬가지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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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August 24,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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