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up] 9월 예정 '배터리 데이'
전통 완성차업계가 최근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완성차업계에는 테슬라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분위기가 팽배했다. 테슬라가 고평가받는 것은 일론 머스크 CEO 특유의 과장과 허풍, 그리고 카리스마 효과일 뿐, 실제 기술력은 포장된 것보다 못하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그러나 최근 테슬라 주가는 거품론이 무색하게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자동차 업계 시가총액 1위에 올랐고, 약속했던 제품과 신기술을 잇따라 선보이며 향후 전망도 밝게 하고 있다. 특히 9월 22일 예정된 배터리데이에선 내연기관차보다 싸게 만들 수 있는 전기차 생산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완성차를 비롯한 배터리 업계가 걱정하며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테슬라가 2015년부터 '풀 셀프 드라이빙(Full Self Driving)'이라고 명시해 탑재한 오토파일럿 기능에 대해서도 "자율주행 2.5 단계 수준의 기술을 완전자율주행으로 과대광고한다"는 비판을 해왔다. 실제 테슬라 오토파일럿을 켜놓고 주행하다 운전자가 사망하거나 사고를 당하는 사건이 잇따랐고, 완전자율주행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 완성차업체 자율주행 기술 연구원은 "한국뿐 아니라 독일·미국 등 전통 차 업체들은 안전에 있어서는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한데, 테슬라는 설익은 기술로 대중을 현혹해 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실력 앞서
지난해 3분기 테슬라가 흑자 전환에 성공해 올 초 주가가 급등했을 때도 "이제 겨우 3분기 흑자 본 것 갖고…"라는 '거품론'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도 최근 테슬라 주가는 점점 더 고공행진을 하더니 급기야 전 세계 자동차업계 시가총액 1위로 등극했다. 지난해 연간 37만대를 판 테슬라가, 1000만대를 판 도요타를 제친 것이다. 국내에서도 '테슬라 신드롬'이라고 불릴 만큼,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자동차 소비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차를 받으려면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단차가 심하고 마감이 불량해도 인수 거부를 하기 힘들며, 본인이 알아서 구청에 가서 차를 등록해야 하지만 테슬라를 갖고 싶어 하는 소비층이 생겨나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이제 테슬라를 거품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인식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가 그동안 '꿈'처럼 발표했던 비전이 대부분 실현된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말한 것을 해내고 있는 데다 기존 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 등을 통해 '대량 생산' 체제를 확실히 구축했다. 여기에 기존 업체들보다 한발 앞선 자율주행 기술과 배터리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종합 자동차 테크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전 세계 전기차 중 주행거리가 가장 긴(646㎞) '모델 S 롱레인지플러스'를 공식 출시했다. 이미 내연기관차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최근 일론 머스크는 "자율주행 5단계 기술이 완성 단계에 와 있다"는 발언도 했다. 김필수(대림대 교수) 전기차협회장은 "5단계 자율주행은 전문가들도 꿈으로 남겨 놓고, 4단계 기술에 집중하는 상황"이라며 "5단계를 운운하는 건 허풍이 분명하지만, 다른 완성차업체보다 자율주행 기술이 우위에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테슬라가 9월 '배터리데이'에서 기가팩토리의 30배 규모인 테라팩토리 건설 계획, 반영구 배터리인 '100만마일 배터리' 기술 등을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기차를 내연기관차 가격 수준으로 맞출 수 있는 배터리 셀 가격(㎾h당 100달러 이하)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연말부터 로보택시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슬라가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가격에 전기차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게 되면, 완성차·배터리 업체들에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테슬라가 공개한 기술을 상용화하기까지의 기간이 점점 짧아지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July 13, 2020 at 01: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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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풍 테슬라" 15년간 깔보던 車업계, 이젠 떨고 있다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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